언뜻 기억하기로는 22-23세를 기점으로 해서 20전까지는 육체가 성장하는 단계, 그 이후로는 노화가 진행되는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하다보니, 인간의 두뇌역시 나빠질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게 되고, 이것을 상식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다. 정신활동은 육체활동과 전혀 차이가 있는데도 말이다. 특히 프로그래머(:12)의 경우 논리적이고 창조적작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말을 하는 경우를 더 자주 볼 수 있다.
이를테면 30살 넘어가니 머리가 안돌아가, 밑에 얘들을 따라 갈수가 없어, 무슨 놈의 새로운 기술은 이리 많다냐하는 푸념이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사회적 환경의 변화
나이가 어릴 수록, 더 적은 책임을 가진다. 말인즉슨 자기가 하고 싶은일에만 집중해도 된다는 얘기가 되겠다. 대학생을 예로 들자면, 학점관리에 크게 문제가 없는 한은 하루가 되었건 한달이 되었건 자기가 하고 싶은일 혹은 해야될 일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 수 있다.
반면 직장인은 그게 안된다. 직장생활 연차가 많아질 수록 이러한 경향은 심해진다. 책임이 점점더 커지기 때문인데, 자신의 업무, 팀의 업무 뿐만 아니라 주식, 영어공부, 인맥관리를 위한 모임, 술자리 혹시나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돈벌걱정, 직장걱정, 얘들걱정, 가정걱정, 처가걱정, 늘어나는 경조사 엄청나게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당연히 맡은일 혹은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하니 하고싶은 것에 거의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사회초년생과의 경쟁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능력의 차이가 아닌 집중의 차이인 것이다.
주위의 환경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초연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대게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오히려 왕성한 창작/두뇌 활동을 하는 것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아닌 집중의 차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예술,공학,과학의 업적들을 보면 경험과 지식이 어느정도 성숙했다고 생각되는 30세 이후에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이기도 하다.
정신활동은 육체활동과 다르다.
정신활동은 병렬활동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받는 영역이다. 근육의 양이 10%가 줄면 근력역시 10%가 줄어드는 그런 영역이 아니란 얘기다. 뇌세포가 죽어서 머리가 나뻐진다고 하면, 인간보다 훨씬 큰 두뇌를 가지고 있는 고래나 코끼리의 경우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두뇌와 같은 병렬기계에서의 효율성은 신호처리를 위한 뇌세포가 얼마나 많느냐가 아닌, 각 뇌세포간 얼마나 많은 연결이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또한 문제가 생겼을 때 역시, 병렬기계와 직렬기계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직렬기계의 경우에는 하나의 기계가 멈춰버리면,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시스템 자체가 작동을 멈추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병렬기계는 하나의 기계가 멈춰도 전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다. 네트워크 연결이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시스템의 효율도 늘어나고 시스템 자체도 견고해 진다.
하긴 애시당초 네트워크(:12)가 그런 이유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현대 네트워크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생각되는 Internet(:12)의 경우만 봐도, 애시당초 만들어진 이유는 군사적인 목적 때문이었다. 기존의 하달식 정보전달 체제를 가지게 될경우, 지휘센터가 박살나면, 지휘체계가 무너져 버리는데,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찾다가 만들어진게 인터네트다. 인터네트상에서는 지휘 센터라는 개념이 없이, 각각의 지휘노드가 망 구조로 연결되어 있으니, 하나의 노드가 아작이 나도 다른 노드를 통해서 지휘체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역시 마찬가지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 뇌세포가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긴 하지만, 줄어든 만큼 비례해서 두뇌활동이 떨어진다는 명확한 보고는 들은적이 없는 거 같다. 훈련을 통해서, 더 많은 네트워크 연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네트워크 효과의 특성상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조물주가 뇌가 네트워크 효과를 제대로 받지 못하도록 대충 만들었다면 모르지만 - .
일반적으로 경험은 뇌세포간의 연결이 만들어 지고, 그 중 하나의 통로가 전기적 신호의 발현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경험이 많은 사람일 수록 오히려 뇌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증거 하는 예로 볼수 있을 것이다. 치매는 질환이니 예외로 하자.
머리가 나뻐져서 못해먹겠다는 것은 핑계
머리가 나빠져서가 아니다. 집중을 하지 못해서, 혹은 두뇌 훈련을 게을리 해서 두뇌활동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일 뿐이다. 주식, 자동차, 정치, 스포츠, 직장내 권력다툼?, 날씨, 아파트값 온갖것에 신경을쓰니 막상 신경써야 할곳에서 잘 돌아갈리가 없지 싶다.
사회적 환경의 변화
정신활동은 육체활동과 다르다.
머리가 나뻐져서 못해먹겠다는 것은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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