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혹은 산업이든지간에 충분히 성숙했는지를 살펴보는 척도중의 하나는 다양성에 있다고 생각된다.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리저리 유행에 따라 휩쓸려 다니게 되겠고, 유행에 따라 흔들리는 산업에 깊이가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쪽을 보자면, 플랫폼 따라잡기,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강박관념 이런것들이 되겠지 싶다. 산업이 성숙되어 있지 못하니까. 불안하고. 불안하니까 확장을 시도해야 하겠는데, 산업의 깊이가 없으니 외연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게 되고 거기에서 위안을 얻게 되는 그런거 아닐까 싶다. 이것도 배우고 저것도 배워야 하고, 배우지 못하면 뒤쳐지는것 같고.
php 하다가 JAVA가 대세라 하면 JSP를 했다가 Python을 하고 다시 Ruby를 하고..
MMORPG 뜬다하니 여기저기에서 뛰어들긴 하는데, 결국 비슷한 모양새의 게임만 만들어내다가 대략 몰락하고, 이제 FPS 뜬다고 하니까 다시 여기에 몰리고. 트랜드를 따라잡는다는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다양성이 포기된체 하나의 트랜드에 몰리니까 문제가 되는게 되겠지.
FPS류의 게임이 뜨는 이유를 나름 생각해보았다.
게임을 문화산업이라고 한다. 게임하나 만들려면 영화한편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작자, 작가, 감독, 기술자 - 이 경우 프로그래머 - 기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할 거고, 그래서 게임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기도 하지 않는가. 대작 게임을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게 된다. 홈월드같은 게임은 자신의 기원을 찾아서 우주를 여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임인데,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로써 드라마적인 요소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게임은 수준높은 SF문화, 인류에 대한 철학적인 대앙한 생각들과 고찰이 허용되는 사회이니까 만들어질 수 있는게 아닐까. 3D 그래픽, 사운드 이팩드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저런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 기술이 있다고 해서 아프리카 오지에서 저런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건 아닐 것이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된다. 좋은 영화가 어찌 기술만 있다고 해서 만들어지던가.
게임역시 문학적 토대가 없다면, 범작은 나올수 있겠지만 수작 혹은 대작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MMORPG 붐이 일다가 시들해진 것도 결국 취약한 문학적 토대 때문이 아닐까. 기술은 있지만, 제대로된 제작, 시나리오, 연출, 디자인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외국 대작과의 경쟁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우리나라에서의 시장도 포화상태이고.
반면 FPS는 단위 기술이 중요한 게임영역으로, 약점인 문화적 토양의 허술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하니 FPS에 눈길이 가는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기술은 있으니까. 마땅한 투자처를 찾은거라 생각된다. 다른 케주얼 게임들도 마찬가지고..
상황이 이러하니 아이디어위주의 게임이 주로 생산된다. 문학적 토양의 허술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술의 축적은 비교적 수월한데다가 이미 상향평준화되어 버렸고, 결국 비슷비슷한 게임에 몇가지 아이디어만 약간 다르게 해서 서비스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라고 하는데, 과연 선두주자인가 ? 선두주자가 되는게 과연 가능 할까 ? 인문학의 위기라는 지금 상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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