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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의심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라볼뿐이다. 기본적으로 누군가 나를 믿어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누구를 믿고 그걸로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눈높이를 맞춰주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지도 않는다.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등 극히 일부분에게 그것도 제한적으로 기대를 할 뿐이다. 극히 개인주의적인 사고 방식 때문인거 같다.

대신 시스템을 믿는다. 타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누군가가 내 기대에 부응해주길 바란다. 혹은 내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것에서 인간적인 따스함 같은걸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은행에 업무를 보러가면 줄서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일은 그닥 없다. 대기표 시스템 때문인데, 대기표라는게 있기전에는 은행에서 업무보는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줄서는 것도 그렇지만, 줄을 서도 꼭 차례를 무시하고 새치기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명이 새치기 하면, 여기저기에서 새치기가 일어나고 새치기를 하지 않으면 뭔가 손해보는 니낌이 들고 나중에는 오히려 적절하게 새치기 하는게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되어버린다.

그런데, 대기표시스템이 도입되자 이런일이 거의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이 갑자기 착해진 걸까 ? 대기표 발행하는 기계를 보자 갑자기 합리적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공중도덕을 지켜야만 하겠다는 마음이 생겨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일순간에 바뀔리는 없을 것이다. 대기표시스템 전의 사람들은 몰지각한 사람들이였는데, 대기표시스템이 도입된 후 갑작스럽게 돌변한것은 아닐 것이니까. 대다수가 나름 공중도덕을 지키자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였을 것이다.

시스템을 통해서 사람의 성향이 발현되는 방향이 결정되는 예는 택시승강장 시스템에서도 볼수 있다. 분명히 똑같은 사람이 택시를 잡는 것일진데, 승강장이 없는 곳은 무법지대가 되어버린다. 승강장이 설치된 곳의 사람들은 믿을 만한 사람들이고, 승강장이 없어서 무법천지가 된 곳의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사람들일까?

좋은 시스템은 사람의 주관적 성향 중 좋은 성향이 실천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도록 제한을 해주며 또한 좋은 성향을 잘 써먹을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본다.

이상 나는 사람의 실천적 행동을 결정짓는 것은 시스템이라고 본다.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긴다 이런건 믿지 않는다. 자기자신도 쉽게 믿지 못하는데, 타인을 어떻게 믿나. 시스템을 보고 일을 맡기자는게 내 생각이고, 좋은 시스템을 가진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게 내 생각이다. 좋은 시스템은 최악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평균정도의 성과는 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사람만 믿고 하는거 ? 최악의 경우 쫄딱 망한다.

물론 좋은 시스템과 나쁜 시스템이란 것은 있을 수 있다. 좋은 시스템이 갖추어야할 최소한의 조건은 다음과 같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시스템은 제약조건을 갖고 있다.
  2. 제약조건은 합목적적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약조건을 가진 환경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시스템을 믿을 수 있는가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을 것이다. 당연한 물음이 될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이다. 개인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 즉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합리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토론과 토의를 거쳐서 그들이 사용할 시스템을 만들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예컨데 민주주의와 같은 시스템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시스템보다는 특정 개인에 의존하는 바가 큰 것같다. 일하기 좋은 환경, 사람답게 살수 있는 환경, 능률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나가기 보다는 영웅적인 누군가가 떡하니 튀어나와서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따라서 움직인다고나 할까. CEO형 대통령, 불도저형 대통령, 히딩크식 리더쉽을 가진 누구누구를 찾는 것도 이러한 심리에서이지 싶다. 사안을 장기적으로 보고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매우 인색한거 같다. 이건 아마도 조급증 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