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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스트 혹은 제너럴 리스트

미래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나는 미래학자는 아니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기대하지는 말고 참고삼아서 이 글을 읽어주기 바란다. 여러분이 더 많은 글을 읽고 더 많은 생각을 한 후에 스스로 결정해 주기 바란다.

20세기 산업사회는 컨테이너 벨트와 분업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각 공정을 쪼갤 수 있을 만큼 쪼갠 다음에, 공정의 각 부분에 해당 공정만을 '전문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배치하는식으로 생산력을 극대화 시킨게 산업사회다.

여러분의 주위를 둘러보기 바란다. 모두가 전문가 이고, 모든 분야가 전문분야가 된지 오래다. 단지 돈을 많이 번다 적게 번다의 차이, 즉 좋은 직종의 전문가인가 아닌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산업사회 이전에도 전문가라는게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분업화 되진 않았다. 예컨데 지금은 신발하나 만드는데에도 수십의 공정을 거쳐야 하고, 각 공정마다 전문가가 있지만, 예전엔 한명의 장인이 필요할 따름이었다.

전문가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효율성'에 있다. 전문가 시스템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대량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 시스템은 영원할 것 같았다. 제너럴 리스트 보다는 스페셜 리스트가 대접받는 사회가 계속 될 것 같았다. 전문가 시스템은 좀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어 줄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산업사회가 완성단계에 이르자 전문가 시스템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러닉 하게도 전문가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인 '효율성'에서 터져나왔다.

누구를 위한 효율성인가

그동안 모두를 위한 '자유'가 없듯이, 모두를 위한 '효율성'도 없다는 것을 간과해 왔다. 여기에서 효율성이란 '생산의 효율성'을 말하는 것으로, 생산의 효율성은 분업화된 각 단계를 '기계화'하는 것으로 달성된다.

한명의 장인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수십단계의 공정을 가지는 신발공장의 각 공정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은 쉬운일이다.

결국 전문가는 (기계에 의한)자동화와 관리기법들에 의해서 점점 그 설자리를 잃게 되었다. 최근들어 발생하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점은 여기에 기인한다.

즉 전문가 시스템이라는 것은 새로운 관리 기법, 새로운 자동화 기계에 매우 취약하다. 앞으로도 전문가 영역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들어들 것이다.

전문가 시스템의 탄생

지금은 전문가 시스템이 일반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전문가 시스템은 산업 사회와 더불어 전면적으로 부각된 거지, 그 이전엔 제너럴 리스트로 사는게 일반적인 삶의 방향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전문가 시스템이 있긴 했다. 예컨데, 정부및 군사 시스템의 경우가 될 것이다.

이외에는 대부분이 제너럴 리스트의 삶을 살았다. 철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수학자이자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음악가등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 지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렇다.

정부/군사 시스템을 제외한다면, 산업시대 이전 전문가는 대부분 노예혹은 앞의 시스템에 부역하는 사람들이였다. 예를들어 이민족의 침입을 받은 상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무기를 만드는 전문가'가 되는 식으로 전문가의 길을 걸어가는 경우다.

어느 정도 비약이 있겠으나, 전문가 시스템은 어떤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진 측면이 강하다. 산업화 시대 전에는 정부와 군부에 봉사하기 위해서, 산업화 시대 이후에는 산업화 세력과 자본에 봉사하기 위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하겠다.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과연 다른가 ?

전문가 시스템이 그러한 취약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소프트웨어 영역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드웨어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는 창발적/인간적 성향이 중요한 분야이고, 이는 기계로 달성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도 전문가의 영역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린 방법론에서 아이디어를 받아서 만들어진 애자일과 같은 '공정의 흐름을 관리하는' 개발 방법론은 산업 현장에서 대규모의 중간관리자를 쫓아내 버리고 필요 없게 만들어 버렸다. (애자일 개발 방법론에 대해서는 찬양 일색인데,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간과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 않다!!!. 모바일과 인터넷 쇼셜 서비스들을 보라.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지 않은가 ?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시장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전문가의 영역이 기대하는 만큼 늘어나는가 하는데에 대해선 회의 적이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영역의 상당수는 '전문가 영역'이라기 보다는 '프로슈머'의 영역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력을 재활용 해서 개발을 한다. 기존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량의 소비자와 소수의 전문가들만을 필요로 할 뿐이다. 차이라고 해봐야 프로슈머의 영역이 좀더 늘어난다라는 정도이다.

예컨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도 고용 없는 성장의 단계에 이미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 리스트가 필요한 세상

이러한 이유로 나는 앞으로의 세상은 스페셜 리스트 보다는 제너럴 리스트가 ,프로 보다는 아마추어가 더 환영받지 않을까 한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플렛폼 기반의 각종 서비스 개발에도 점점 아마추어의 참여가 늘어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프로그램 개발은 다양한 관심사 중의 하나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분야의 지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모두 아마추어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개발자도 자신의 영역만을 고집할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융합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제너럴 리스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또 다른 이유는 '어느 수준이상 기술이 발전하면 기술보다는 이야기를 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처음 영화가 나왔을 때, 감독은 촬영 기술 전문가여야 했다. 하지만 영화 산업이 무르익은 지금, 감독에게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풀어가는(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다. 다양한 종류의 서적, 특히 인문/사회 서적을 읽기를 바란다. 속도전을 강요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인문/사회 서적은 시간이 남아도는 한량의 고상한 취미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결국 미래를 이끌어 가는 이들은 충분한 인문학 토양하에서 자신의 기술들을 융합할 수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