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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소프트에서 얼마전에 위키기반의 저작시스템인 스프링노트를 선보였습니다. 나름 위키마니아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서 두어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자칭 위키마니아 이고 (아마도)국내만을 놓고 본다면, 기업이든 개인이든을 막론하고 위키의 시스템을 가장잘 이해하고 있으며, 가장 잘 활용는 사람중 한명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무대로 확장한다고 해도 개인으로 이정도 운영하는 곳은 흔치 않을 거란 생각입니다.

위키란 ?

우선 wiki(위키)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칠판"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이 권한을 가지는 게시판이나 블로그와는 달리 위키는 아무나 페이지를 만들수 있고, 누구든지 내용을 수정하거나 추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무나 지울 수도 있죠.

게시판과 비교해 보자면, 게시판은 어떤 정보에 대한 이슈가 주어지면 그에 대한 답글로 정보를 완성해 나가는 스타일입니다. 반면 위키는 글 자체를 수정하면서 원문의 정보를 모두가 함께 완성해 나가는 방식을 취합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위키의 장점이라면, (정책을 잘 정한다면) 중복된 게시물을 피하고,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서, 어떤 주제를 다루는 문서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완성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페이지 단위로 글이 작성되기 때문에, 각 페이지들을 연결시키는 것도 매우 수월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높은 수준의 문서들이 서로 연결되는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됩니다. wikipedia(:12) 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겁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블로그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블로그가 개인미디어의 성격을 가진다면, 위키는 공중미디어의 성격을 띠며, 블로그와는 활용처가 매우 다릅니다. 블로그는 보통 각 개인들간의 빠른 정보교환과 관심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위키는 공유된 정보를 지식으로 완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에서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 외국의 많은 커뮤니티들이 블로그로 정보를 교환하고, 위키로 지식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키와 블로그 모두의 장점을 취하는 팀블로그(:12)라는 형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위키는 장점만 있나요 ?

위키도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단점이라기 보다는 특징에 가까운 거지만)공중미디어라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영역이 아닌 모두의 영역"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서기 때문에 문화에 따른 이질감이 위키로의 접근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뒤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프링노트의 미래



국내에서 위키서비스를 시도한게 엔씨소프트가 최초는 아닙니다. 예전에 Yahoo 에서 위키사전을 만들겠다고 광고를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소리소문 없이 사그라 들었습니다. 지금은 서비스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포털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국내에서 위키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지식 컨텐츠를 관리하기에 매우 좋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몇몇 전문 커뮤니티(주로 프로그래밍 관련)에서 위키를 도입하긴 했으나 거의 유명무실 버려진 실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결같이 "위키의 사용법이 어렵기 때문" 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전혀 수긍할 만한 얘기가 아닙니다. 위키 문법 전혀 몰라도 충분히 작성이 가능하며, 5가지 정도의 태그만 알면 대부분의 필요한 형식을 갖춘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난이도로 하자면, 블로그 만큼 어렵습니다. 지금 이 문서도 위키에서 작성하고 있는데, 문단제목을 위한 단 하나의 태그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 플레쉬 동영상을 포함시키기 위한 테그까지 하면 2개가 되겠군요.

위키가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위키철학에 대한 문화적인 거부감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컨데 이런 겁니다. 영/미 인들은 다음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악수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에 붙잡아 두기 위해서 악수를 한다고들 하죠. "우리"가 강조되는 끈끈한 모임에서 안도감을 느끼고, "모두"가 강조되는 느슨한 네트워크에서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혹은 익명의 청중 앞에나가서 칠판에 자신의 의견을 적는 것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 이런 것도 위키의 활성화를 막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는 우리의 문화에 딱 들어 맞는 면이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다른 사람을 손님으로 자신의 영역에 포함시킵니다. 댓글과 트랙백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게 무플이다라는 얘기도 이러한 문화에서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이유로 위키를 막상 접하고,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이걸 어디에 써야할지를 몰라서 포기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개인미디어인 블로그와 달리 위키는 약간의 책임감 같은 것들도 느껴지게 되며, 어느정도의 목적의식이 있는 상태의 글을 작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 위키의 글들은 이러한 특징에서 블로그의 글들과 비교가 됩니다. .. 뭐 그냥 개인 낚서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래서는 블로그를 옆에두고 위키를 사용해야할 이유를 느낄 수 없겠죠.

스프링노트는 동영상에서 보듯이 매우 직관적이고, 편리한 편집환경을 제공해 줍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때 스프링노트가 대중화 될 수 있느냐 아니냐는 편리한 편집환경을 제공하느냐에 있는게 아닌, 위키가 주는 문화적 거부감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에 달렸다보 봅니다. 위키시스템이지만 위키가 아닌 것처럼 느낌을 가지도록 하는 거죠. 모두의 느슨한 공간인듯 하지만 블로그에서 느끼는 자신만의 공간이라는 안도감(혹은 애착)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google(:12) docs(:12) 와 같은 편리한 웹에디터의 느낌 이상이 되기가 힘들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스프링노트 기획/개발자 분들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겠죠.

위키야 활성화 되어라

약간은 비관적으로 글을 적었지만, 정말 정말 위키가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위키는 지식관리를 위한 최고의 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