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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블루

IBM의 딥블루가 체스마스터인 카스파로브(:12)를 이긴게 1996년이니, 어느덧 12년전의 일이다. 딥블루의 성공에 자극받아서, 바둑역시 인간챔피언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연구에 연구를 계속해 왔지만 여전히, 바둑은 고작해야 초단정도도 될까말까하는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당시 승률은 2승 3무 1패. 물론 최종적으로는 카스파로브가 이기기는 했다. 최초의 패배에 충격을 받은 카스파로브는 상대가 computer(:12)이라는 약점을 역이용, 예측하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비정규적인 방법으로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어쨋든지 간에, 컴퓨터가 인간 챔피언을 이긴건 역사적 사실이 되었다.

그런데 왜 바둑에 있어서는 여전히 컴퓨터는 저 아래에 있는가. 때때로 컴퓨터가 왜 바둑에 있어서는 고전을 면치못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것 때문에, 이들 게임 애호가 사이에서는 체스와 바둑의 우월문제 즉 복잡도에 대한 (감정적)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컨데, 바둑애호가들은 - 체스라는 단순한 게임에 비해서 - 컴퓨터가 인간의 바둑상대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고, 자존심 강한 개발자사이에서는 그것은 단지 기술적인 문제, 혹은 하드웨어 성능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전문가 시스템

인공지능 컴퓨터의 개가라고 선전하는 딥블루는 일반인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두뇌의 생각하는 바를 시뮬레이션 하는 류의 인공지능이 아니다.

초기 컴퓨터의 성공에 자극받은 기술자들은 인간이 그러하듯이 추론이 가능한 컴퓨터를 만드는게 가능하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엄두조차 내기 힘든일이라는 걸 알고 포기했다.

그래서 만들어낸게 전문가 시스템시스템이다. 이것은 지식기반(knownleage base)과 추론기관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쌓고, 이걸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예측/분석을 도와주는 식으로 작동한다. 경영정보시스템, 주가예측시스템등이 이에 해당되며 딥블루는 아마도 가장 복잡하고 비싸고, 가장 뉴스를 많이탄 전문가 시스템일 것이다.

딥블루는 과거 1백년간의 열린 모든 주요 대국과 체스 마스터들의 게임스타일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즉 기술적으로 충분히 빠르게 탐색할 수 있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상대의 작전을 예측하면서 말을 움직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전형적인 전문가 시스템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기술자들은 바둑역시 주요한 대국과 마스터들의 게임스타일등을 기억시킨다면, 인간을 이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컴퓨터라는 기계는 가중치를 메길 수 있는 수치연산은 매우 잘해낸다. 체스에서의 경우, 프로그램은 말의 종류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한다. 그래서 매턴마다 말들의 중요도에 따른 가중치와 공격및 방어의 중요도값을 곱해서, 어떤 말을 움직일지를 결정하게 된다. 말의 가중치에 따라서, 움직여야 하는 말의 경우의 수를 제한할 수 있으니 예측이 수월해 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바둑은 이와는 다르다. 바둑알은 그 자체가 중요도를 가지지 않는다. 흑아니면 백일 뿐이며, 값역시 중의적이며 은유적이다. 버리는 돌인줄 알았는데, 후반을 위한 중요한 포석이였다거나 중요한 돌인줄 알았는데, 소탐대실의 악수 였다든지 하는 등이 그것이다. 기세, 두텁다, 흐름이 좋다라든지 하는 것은 매우 은유적이다. 축적된 지식기반만을 분석하는 것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 시스템은 이러한 것들을 읽어내지 못한다. 축적된 지식기반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초반에는 강력한 면모를 보이다가 중 후반으로 넘어갈 수록 삽질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마스터들은 거의 순간적으로 흐름을 읽어낸다. 심지어는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에 지는 수준의 초보 바둑애호가 조차도 흐름은 컴퓨터 바둑 보다 더 잘 읽어낼 수 있다.

전문가 시스템의 한계다. 깊이탐색, 빠른탐색이 중요한 직렬적인 전문지식은 매우 빨리 습득할 수 있지만 병렬적인 계산 즉 생각의 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창발성,지성은 만들어낼 수가 없다. 때때로 양자컴퓨터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단지 깊이탐색만을 고려해서 볼경우 바둑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44x10^768 정도이다. 바둑의 게임의 룰을 잘 반영을 한다면, 경우의 수를 줄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엄청난 경우의 수이며 이것은 양자컴퓨터의 할아버지 컴퓨터가 동원된다고 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관측된)우주에 원자를 가득 채워넣기 위해서 필요한 숫자가 고작 ? 10^80 정도라고 하니, 상상할 수 없는 크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전문가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에 다시 인간의 사고를 시뮬레이션 하기 위한 신경망 이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컴퓨터로 거의 무한대의 시간이 소모될것 같은 일도 인간의 두뇌는 몇 초안에 해결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다. 인간의 시각이 어떻게 정보를 받아들여서, 재현하는가 하는 것 조차도 어려운 문제인 지금에서야 갈길이 한참이나 멀지만 말이다.

전문가 혹은 전문가 시스템의 한계는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서 설명되기도 한다. 코끼리가 있다. 코끼리 다리 전문가, 코끼리 귀 전문가, 코끼리 꼬리 전문가가 있다고 해서, 코끼리의 생태와 습성을 파악할 수 있는가 하는 거다. 코끼리의 생태와 습성을 파악하는 것은 환경,사람,코끼리집단간의 관계를 이해할때에야 가능하다. 이 예는 때때로, 지나친 전문화를 경계하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