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뇌관련 얘기들이 귀에 들어온다. 대략 작년부터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서점에 뇌관련 책들이 갑작스럽게 늘어났다. 기억, 창조력, 생각의 탄생, (대중을 위한)뇌과학 서적 등등.. 뿐만 아니라 TV에도 뇌관련 프로그램이 급작스럽게 늘어났다. 치매 예방, 기억력 좋게 하기와 관련된 프로들이다. (또 하나 독서와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이 늘어났다. 책쓰는 방법, 좋은 독서법 등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주제의 책이였는데, 당장 서점에 보이는 것만 해도 거의 20여종은 되는 것 같다.)
광우병 때문에 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걸까 ?
노트는 부족한 기억력을 메우기 위한 목적의 활동이다. 사용하는 도구는 연필과 노트, 컴퓨터등이 될 듯 싶다. 내가 선호하는 건 컴퓨터와 위키.
대게 인간의 직접적인 능력을 활용하는 대신 도구의 도움을 받으면, 인간의 능력이 퇴화한다고 얘기한다. 자동차가 나와서 인간의 다리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각종 기계로 팔의 능력이 향상되어서 팔을 직접 움직일 필요가 거의 없어졌지만 덕분에, 손발이 가늘고 배만 튀어나온 ET형 체형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손발에 중량을 가해주는 기계를 대여하는 실정이다.
뇌 기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의견이 있다. 머리로 일일이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대신, 핸드폰의 메모리에 기억을 맡겨버림으로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거나, 정보의 해석을 컴퓨터와 인터넷에 맡겨 버림으로써 해석능력과 독해능력이 바닥을 긴다라거나 하는 등의 의견이다. 나만해도 외고 있는 유일한 전화번호가 내 핸드폰 전화번호일 정도니 말이다. (내 전화번호도 외지 않던 때가 있었다.)
노트는 인간의 뇌를 퇴화시킬까 ?
그럼 노트는 어떨까. 노트도 인간의 뇌를 퇴화시킬까 ? 부족한 기억력을 메꾸기 위해서 노트를 활용하다보면, 뇌를 훈련할 기회를 그만큼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인간의 신체의 확장인 도구의 사용은 때때로 원래 신체의 사용을 더 가속화 시키기도 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처리만 봐도 그렇다. 인간의 머리로 처리해야 할 많은 것들을 컴퓨터에 맡기게 되었지만, 대신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자체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예전 두뇌를 직접 사용할적에 10만큼의 정보를 처리했다 치자. 단순히 컴퓨터로 10의 정보를 처리한다면야 인간의 두뇌의 활용도가 그 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겠지만, 대게는 그 이상의 정보를 처리한다. 도구로 인하여, 도구의 사용과 신체의 활용이 가속화 되는 것이다. 정보자체가 대량이다 보니, 정보를 필터링하고 정보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만 해도 보통일이 아니다. 물론 단지 정보를 소비하기만 한다면, 두뇌의 활용도가 그만큼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도구를 쓴다 안쓴다라의 문제가 아닌, 도구의 활용을 통해서 기존의 관성을 얼마나 가속화 시킬 수 있느냐 하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다.
노트하는 행위를 정보를 소비하는 황동으로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예컨데 광고에의 노출)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오히려 책읽기와 같은 능동적 행위로 봐야 하지 않을까 ?
나는 위키에 노트를 한다. 분명한 것은 노트를 하면 할 수록 기억할게 사라지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머리를 더 열심히 굴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 정보는 팩토리얼하게 늘어난다. 이것을 네트워크 이펙트라고 한다. 노트와 관련된 정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기억해 내야 하고 - 정보의 양이 늘어날 수록 기억해내야 할 정보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 , 그 것들과의 관계를 분석해서 재 정리하는 등 노트를 사용하기 전에는 필요 없는 두뇌 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노트는 연상 하는 능력을 키우는데 엄청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노트는 인간의 뇌를 오히려 진화 하게 해준다는게 내 생각이다. 노트를 하자.
도구는 인간의 능력을 퇴화시킨다 !?
노트는 인간의 뇌를 퇴화시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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