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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쑤는 구글

국내에서의 구글 서비스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이루어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검색 점유율만으로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을 놓고 봤을 때에는 죽쑤고 있다라고 봐야될 수준인거 같다.

한국에 구글 R&D 센터가 만들어진게 아마도 2년전인 2007년 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표면상으로는 그닥 변한게 없어 보인다. 이러한 구글의 저조한 성적은 영어권 국가들과 비교해서 특히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다. 때때로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이 놀이쪽으로만 소비되는 것 아닌가. 정보와 지식에 대한 인식자체가 후진적인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말로 인터넷과 정보와 지식에 대한 인식이 후진적인 것일까 ? 검색패턴만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까 ? 왜 그러한 검색패턴이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대게의 글들이 국내 내티즌의 행동양식을 비판하는데, 정당한 평가일까 ?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내 생각들을 정리해볼 생각이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라는게 있다. 일반적으로 문자문화가 구술문화에 비해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측면이 있다. 이유는 문자문화가 가지는 보편성에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문자문화는 구술문화에 비해서 공간과 시간적으로 보편적일 수 있다. 맥락밖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반대로 구술문화는 맥락안에 놓여있을 수 밖에 없다. 구술이 이루어진 그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면 그 의미를 잃어버리는 특수성을 가진다. 예컨데, 고대의 일본 사람들이 주고 받았던 농담이 있었다면 이 농담은 그들이 처한 시간, 공간, 문화적인 맥락안에서만이 농담으로 기능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이 문자가 되면 이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맥락밖에 놓이면서, 보편성을 가지게 된다. 2000년도 전에 넘게 씌여진 성경, 그리스 신화, 철학서들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서 지금 이자리에 있는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것들이야 말로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되는 현대사회에서, 그리고 이러한 발전을 가능하게 한 것이 문자라고 생각하는 과학기술문명사회에서 구술문화는 원시적이고 불합리하며 문자문화에 비해서 열등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건 당연한 것일 것이다.

매체의 구술성

일반적으로 원시적인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의 이전을 발전으로 보는 측면이 강하다. 이것은 우리가 문자문화를 기반으로 발전을 이루어낸 문명을 발전된 형태의 문명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나라가 얼마나 발전가능성이 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로 흔히 문맹율을 사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메시지 - 혹은 텍스트 -를 실어나르는 매체의 발전과정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책, 신문, 라디오, TV등의 매체가 최초에는 지식을 효율적으로 저장/배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였고, 실제 그러한 측면이 우세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더 구술적인 특성 즉 놀이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자문화적 형태에서 구술문화적 형태로의 변화는 매체가 발전할 수록 그 속도 역시 빨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보다는 라디오가 라디오보다는 TV가 TV 보다는 인터넷에서 전이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이것을 진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퇴보라고 해야 할까 ?

구글의 실패원인

실패라기 보다는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봐야 할것 같긴하지만 눈에 확 들어오게 실패라고 했다.

구글이 실패하는 이유는 문자문화에 기반한 구글의 특성에 있다. 합리적이고 차갑고 이성적이고 정보중심이며 보편타당하다. 때문에 재미가 없다. 영어권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보중심적 즉 문자적으로 접근을 하는 것 같다. 그러한 입장에서 본다면 구글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구술적으로 바뀌어버린 TV매체에 비해서 덜 진화 ? 되었다고나 할까? 혹은 다른 매체를 통해서 충분히 구술적 재미를 느끼고 있으니, 인터넷에서 만큼은 아직까지는 정보적으로 접근해야 하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터넷이 완전히 놀이공간으로 변해버린 우리나라네티즌의 입장에서 구글은 정말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학술공간 예컨데 학원과 같은 곳일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인터넷 공간은 정제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시끄럽고 고성이 오가고, 감정과 감정이 충돌하는 뜨겁고 격렬하고 말초적이고 재미있는 곳이여야한다. 하다못해 문자문화를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되는 지식서비스도 구술문화를 바탕으로 한다.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전문용어를 섞어가면서 설명을 하는게 아닌 옆집아저씨가 구수한 사투리 섞어가면서 훈계해주는 그런 분위기랄까 ? 네이버나 다음의 지식인 서비스와 위키페디아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명확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구글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게 좋을 것이다. 구글이 보편타당한 서비스 정책을 버리고 국내 인터넷문화성격에 맞도록 서비스를 개편하지 않는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장담한다. 도서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듯이 일정정도의 유저가 사용하게 될 뿐이다.

이는 반대로도 적용이 된다. 국내 포탈은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영어권에서는 물론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구술문화적 특징이 비교적강한 아시아지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구술문화는 맥락안에 놓이는 서비스다. 흔히 말하는 (문화적 지역적 동질감의 다른 형태인)텃새라는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얘기다. 과연 해당 지역의 토종 서비스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 회의적이다. 지금까지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네티즌은 수준이 떨어진다 ?

놀이로 너무 치우친 국내 네티즌의 인터넷 사용행태는 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준이 떨어진다 그 얘기가 되겠다. 하지만 수준을 논하기 이전에 문화적토양의 차이를 먼저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 ? 그렇다면 구술적문화가 중요시되는 우리의 인터넷문화를 봤을때 결국 구술문화가 더 우위인가 아니면 문자문화가 더 우위인가 하는 시점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구술문화는 재미외에도 즉흥적, 감정적, 창조적, 예술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dcinside에 올라오는 글과 그림들을 보면 그 창조성은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굳이 문제를 삼는다면, 그 수준이상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문화는 문자문화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가 서양식 발전을 지향해야할 모델로 삼는다면 지금의 우리의 인터넷문화는 분명히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게 내 생각이다. 너무 구술적이다. 구술문화적 특징과 문자문화적 특징이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은 인터넷 사용문화는 국내용 혹은 정보를 소비하는 수준을 뛰어넘지 못할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