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과학적 노동관리기법을 체계화 시킨분이 테일러라는 사람이야. 핵심은 성과급과 과업할당. 이 분은 1870년대쯤에 철강회사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였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업무관리 방법이라는게 없었다는군. 거기다가 필요에 따른 자유로운 노동을 하다가 올라온 시골청년들이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일을 끊임없이 해낼리도 없을테고.
이를테면 인도나 중국시골출신 노동자를 고용한 업체사장들이 정말 쟤들은 게을러 터져서일을 도대체 시켜먹을 수가 없다고 투덜대는 그런 모양새지. 뭐 그때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그러했던 시대라는 것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덜 기계화 되었거든. 더 많은 소비를 위해서 더 많은 부를 축적해야 되겠다 요런 자본주의적 마인드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고. 얘들은 마인드가 생산을 위한 노동이였지, 소비를 위한 노동이 아니였어. 요새는 소비 - 사실 별 쓸데도 없는 - 를 위해서 노동을 하잖아 ? 카드인생이라는 것이 결국은 현재를 담보로 소비하는 행위고. 이거 여러모로 좀 위험하지.
그러니, 태업이 일상다반사. 술이 진탕이 되어서 컨디션 안좋다고 출근 않기, 일하다 말고 기분 꿀꿀하다고 그냥 집에 들어가 버리기, 친구만나러 간다고 했다가 술집가기. 지금에서야 상상도 안될거 같지만, 근대이전의 농부들의 생활 방식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일끝내고 동네 술집가서 술진탕되도록 마시고 다음날 컨디션이 대략 좋지 않다치면 안나가면 되는거잖아. 누가 뭐라고 그러겠어 ? 그냥 하루 뒹굴뒹굴 하면서 노는 거지. 농사일이라는게 그렇다보니 뭐 일년의 절반 이상이 노는 날이고, 툭하면 일주일씩 가는 축제고. 생각대로 하면되고라는 광고카피가 일상화된 정말 살기 좋은? 시대였다는 거지. 빈곤의 문제만 해결되는 수준에서 저러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세상 아니겠어 ?
여튼 이런 생활을 하던 얘들이 자본이 필요로 하는 생산력을 제공할 수 없을 거란건 당연하지.
그래서, 이걸 보다못한 테일러님이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관리기법을 만들기로 하신거야. 그러니까 요즘말로 성실하게 일잘하며, 돈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얘를 셈플로 골라내어서, 일정수준의 업무를 달성하면, 70%정도의 돈을 더 주겠다고 꼬득인거야. 여기에 일정수준의 업무가 어느정도인지 계산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었고. 예컨데 삽질도 과학입니다 라는 카피가 만들어진거지. 하루에 몇시간을 일하고, 쉬는 시간을 몇시로하고 그에따라서 성과급을 얼마나 주고 승진에 어떤 이익을 주고 뭐 그런 관리방법의 체계화. 관리방법의 체계화라는 것은 자본가들 듣기 좋아라고 하는 소리고 예술적으로 부려먹는 방법을 체계화 시켰다라고 보면 되지.
이렇게 해서 나온게 노동 생산성 즉 단위 노동자당 뽑아낼 수 있는 돈의 양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거지 머.
핵심은 task, differential piece rate 관리만을 위한 조직 즉 기획부의 운용 기능별 직장제 등등등.. 이고, 그냥 업무관리의 표준이 되잖아. 그냥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업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물론 얘도 단점이 없는게 아니지. 아무리 부려먹기 좋다고 해도 인간은 기계가 아니잖아. 근데, 인간을 기계처럼 부려먹을려고 하니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 이런저런 복잡한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생산성의 하락 같은 문제라던가.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른 역효과들 즉 잉여노동자과 그로인한 임금수준의 하락 이라든지 등등등.
전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심리도 고려하는 관리기법이 도입되었고, 후자의 문제는 잉여 생산을 소비를 통해서 해결하자라는 포드주의로 해결을 하고, 대충 그런식으로 땜빵을 했지.
특히 포드주의를 이용한 땜빵은 아주 악질적인 경우에 속하지. 컨터이너벨트를 만들고 여기에 노동자를 줄 세워놓고 - 그리고 막상 그다지 필요없는 - 소비의 장려를 통한 자본체제로의 자발적인 예속을 끌어냄으로써, 성장이 보장되는 세계를 만드신 거거든. 최신의 트랜드를 따라가는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기 위해서,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자발적으로 노동을 감내하는 인류를 만들어내신거야.
지금에 와서 이러한 땜빵 처방에 따른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니, 이에 위기를 느낀 자본이 만들어낸게 신자유주의라는 것이고. 자본에 있어서 국경을 없애서 저개발국가의 노동을 값싸게 착취해서 기존의 성장을 계속 이어나간다는게 신자유주의의 핵심이잖아. 뭐 걔들이야 온갖 미사어구로 치장을 하지만, 자본만 자유롭게 이동가능하고 노동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는 뻔히 예상되지. 3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자본에 의한 어린이 노동 착취관련 정보들을 한번 찾아보길 바래. 이라든가 노암 촘스키의 책들을 권장하는 바이야.
신자유주의는 자본을 이용한 제국주의 건설 이라고나 할수 있을거야. 우석훈씨가 대한민국을 되먹지 못한 제국주의라고 말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거지.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를 군사적 제국주의에 의해 수탈을 당했던 나라가, 이제 좀 아주 약간 살게되었다고 자본을 이용해서 수탈하는 대열에 참여하겠다는 발상. 바로 FTA를 이용해서. 아마 FTA에 찬성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신자유주의는 필연이고, 그럴바에는 주도적입장 즉 착취자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이익이 될것이라는 생각때문일걸 ?
걔들 주장이 그렇잖아. FTA는 미국하고만 하는게 아니니까. 미국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더 많은 저개발 국가와의 FTA를 통해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전쟁과 착취도 불사한다. 제국주의도 알고보면 별거 아니지 싶어. 안타깝게도 우리의 2MB정권은 그나마도 해내지 못할거 같긴해. 가만히 생각해보면 얘들은 아무래도 먹튀이지 라는 결론말고는 뭐 도출되는게 없어.
XP
테일러식 노동방식은 그 자체로의 한계도 가지고 있지만 비교적 최근 등장한 산업인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도 분명한 한계를 보여. task의 시간관리와 분업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산물인 컨테이너벨트와 소비를 위한 노동을 통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포드주의가 적용되기는 힘든 산업이잖아.
소프트웨어에서 반자본주의적,좌파적 성향의 오픈소스운동, 자유소프트웨어 운동등이 생겨난 것도 이러한 산업의 특성 때문 아닐까 ?
이러한 기존의 노동관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게 eXtreame Programming 일거라고 나는 생각해.
XP를 도입하려는 많은 기업이 XP의 개념은 그럴싸한데, 막상 적용시키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왠지 빛좋은 개살구처럼 보인다 라는 평가하잖아. 근데 가만히 살펴보면 실패한 많은 경우의 공통점은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거야. 근본적으로 XP는 대량의 에너지와 인력이 투입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적 마인드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에는 맞지를 않아. 그런맥락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성공적인 XP사례가 없으니 XP는 병진이라 평가를 내리는 것은 맥을 한참이나 잘못 짚은 것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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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는 대략 훑어보면 알겠지만 작은 사이클의 작지만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산업을 잘 지원하도록 되어있는데, 어찌보면 근대 이전의 수공업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거야. 수공업의 특징은 장인에게 더 많은 권한이 주어지잖아. 고객과 상당히 대등한 관계로 만들어낼 것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한다거나 중간중간 결과를 고객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수정해주기도 하고. 왕인 고객 앞에서는 노예만도 못한 짓을 강요당하는 노동자들이 꽤나 있는 거에 비하면, 그당시 고객은 그냥 고객일 뿐이였지. 예전에 호텔관리를 주제로하는 드라마를 본적이 있었는데, 종업원에 대해서 아주 명백히 고객이 잘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하는 거야. 인간의 자존심조차도 보장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 이런거지 머. 언제부터 고객이 왕이 되었을까 ? 이런생활이 좋을까 ? 자신도 다른 고객 앞에서 노예취급당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하는거 같어.
얘기가 셌는데 XP가 내세우는 가치 중에 개발자에게 많은 권한, 좀더 인간지향적인, 짧은 사이클, 대화 요런것들이 포함되어 있지. 수공업시대에 장인대우 해주는 거랑 좀 비슷해. 짧은 사이클내에서 자신이 직접 필요한 테스트를 하고, 함께 코드를 본다는 것은 즉 해당 팀에서 내가 단지 기계부품이 아닌 좀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만들어준다.
뭐, 그렇다고 해서 XP가 기존 수공업에서의 장인들과 같은 동일한 모델을 따르는 건 절대 아니지. 기존의 테일러식 방식보다는 분명히 인간지향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도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되어 있는 이상 노동생산성을 올리는데 충실해야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야. 일단 주주들이 뱁새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으니까.
수공업시대의 장인들과 같을 수 없는 이유는 장인이 자본의 입장에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껄끄러운 존재이기 때문이야. 예를들어 자본을 들여서 식당을 차렸다고 가정해보자고. 그리고 엄청 요리를 잘하는 요리사를 고용했어. 이 요리사는 자신만의 요리 노하우를 가지고 있겠지 ? 이건 도제식으로 자신이 찜한 제자에게만 전승되는 거야. 이 요리사의 맛있는 요리 덕분에 장사가 잘 된다고 하면 이 요리사는 고용주와 동일한 권한을 가지게 될 게야. 대체할 수가 없잖아. 자기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뿐더러, 최악의 경우 "임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나가겄소"할 수도 있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돈주고 고용한 얘랑 동등한 입장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해줘야 하다니,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
숙련된 노동자가 생겨나면 어디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야. 테일러는 이 문제를 메뉴얼을 이용해서 해결을 한거고. 그러니까 "삽질할때 지름과 깊이는 몇 cm로 할것인지, 각도는 어떻게하고, 각각의 단계에서 어떤 삽을 쓰고, 몇분 일하고 몇분쉴것인지, 협업의 방식, 관리및 평가 방법"을 몽땅 문서로 정리해버린거지. 비밀은 없다. 메뉴얼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교육으로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노동자는 원래 자본가의 의도대로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부속으로 전락되어 버렸어. T.T ?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을 만들어낸거고. 개인이 돈과 권력을 가진 자본과 싸우는건 한계가 있으니깐.
그러하니, XP가 아무리 개발자를 존중해준다고 해서 개발자가 장인의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두진 않을건 당연하지. 그래서 오히려 XP시대에 개발자 메뉴얼, 문서화가 중요해지는 거고. 자본의 당연한 속성이라고 하면 너무 비정하게 들린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예컨데 지금의 XP의 전신쯤되는 도요다의 린 생산기법은 노동자 지향적이지 않지. 린 생산기법은 포드주의의 확장형 재판일 뿐이다라고 혹평을 하는 경제/사회 학자들도 다수였지. 2010년 발생한 도요다의 문제는 (물론 국가 자본간의 알력이라든지 그런게 작용한 면도 있지만) 린 생산기법의 이러한 한계를 드러낸 거구. 결론적으로 노동자를 위하는 자본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거지. 노동자의 권익은 노동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뭐 그런거라고나 할까.
린은 흐름을 관리하는 기술인데, 공장자동화가 기술 숙련자를 일자리에서 쫓아냈다면, 린은 대량의 중간 관리자를 실업자로 만들었지. 애자일이든 린이든 XP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면 이들 기술의 공통점은 중간 관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공통점을 찾아냈을 거야. 이런 기법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머리 히끗 히끗할 때 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런건 환상이라는 거지. 공장 자동화가 그랬듯이, 오히려 은퇴시기를 앞당길거다 그게 내 생각이다.
린이든 애자일이든지 간에 원인을 살펴보면 노동자를 위한 것은 아니란 거구 거기에 그렇게 열광하기 전에 정말 열광할 만한지 깊이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
산업자본시대의 노동
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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